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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12-02-27 21:28 조회수 | 5,496
많은 고민 끝에 글을 올립니다.

먼저, 죄송한 마음이 가장 앞섭니다.
많은 분들이 뜻을 모아주셨는데 뭐하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이대로 손을 놓아버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좀 더 현명했었더라면 도움이 됐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갈 때는 조용히 가는 것이 맞는 줄 알지만 제가 제안했었던 것도 있고, 또 그동안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했던 분들께 인사라도 드려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을 남깁니다.

힘들게 올린 제니님글에 제 씁쓸한 마음을 답글로 달았었습니다. 저는 만나뵌적은 없지만 글만으로도 제니님, 단비님이 고운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 의도적으로 남을 모함하고 거짓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곱고 바르게 살아온 분들은 아픔에 대한 면역력이 약할수가 있습니다. 해서, 자신의 상처가 너무 커서 그것 이외에는 다른 것을 둘러 볼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저는 그것이 안타까웠던 것 뿐이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 자신의 마음이 괜찮아지고 나면 제 3자의 시선으로 다시 이 사건을 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애니님의 팬이 아닙니다. 애니님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애니님에게 가해진, 그리고 가해질 무차별적인 공격을 조금이라도 막아드리고 싶었습니다. 1을 잘못한 사람에게 10의 벌을 주는 것은 부당하니까요. 궁지에 몰린 사람은 평소처럼 행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내가 실수하며 사는 것 처럼 남들도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처럼 '그랬다더라'가 '그랬다'로 되어가는 상황을 막고 싶었으니까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김규항 자칭팬과 나꼼수 지지자의 토론이 짧게 열린적이 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그 김규항 자칭팬으로 글을 썼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애니님은 열정적인 나꼼수 팬이십니다. 저는 이제 갓 서른이 된 어리다면 어린 나이이고, 동부에 살며, 그릇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요리라고는 할 시간도 없는,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학생입니다. 한창 쿠킹달력문제로 운영진을 의심할때 운영진 편에서 속풀이 방에 썼던 글입니다. 저는 빠순이가 아닙니다.

http://www.mizville.org/gnu/bbs/board.php?bo_table=miz_talk3&wr_id=1563243&sca=&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BD%C7%B9%AB&sop=and

저는 그 사람을 알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 사람의 아픔에 저도 아픕니다. 그 자리, 그 상황에 애니님이 아닌 그 어느누가 있다 하더라도, 저는 같은 아픔을 느꼈을 것입니다.

제가 미즈빌 위키피디아를 제안했을때 저보고 참 잔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제 알권리를 위해 그렇게 잔인해져야겠냐고 물으셨습니다. 제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그렇게 보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제 속을 까보이지 않는 한, 그렇게 생각하는 분의 생각을 제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오해란 이토록 쉽게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다른이에게 이렇게 돌팔매질하고 비웃으면 안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애니님이 이해되는 한가지가 있습니다. 몇번을 간다, 간다 하면서도 쿨하게 가지 못하는 애니님이 이해되지 않았었습니다. 간다는 건 이런 마음인 것이군요. 저를 직접 아는 사람 하나 없어도 5년의 시간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군요. 역시 사람은, 자신이 경험해보기 전에는 정말 다른이의 마음을 알기가 이렇게 힘든 것임을 지금 또 한번 느낍니다.

이제 조금씩 미즈빌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더이상 확인가능하지 않은 사실들이 루머로 남아 이곳에서 떠돌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제 미국생활의 작은 휴식처였던 미즈빌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알게된 미즈빌의 많은 현명하고 따뜻한 분들에게 참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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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9] 댓글보기
  • Park Inkyung 12-02-27 22:16
    왜 다들 떠난다 하시는지.. 넘 안타깝네요..
    윤희님.. 언젠가 맘 추스리시고 다시 돌아오시길...
    님도 건강하시구요.
  • OhJeongha 12-02-27 22:24
    윤희님... 윤희님이 왜 사과를 하세요...
    미즈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용기있게 나서주셨던 것에 무슨 잘못이 있나요..
    윤희님께서 올리신 글들 보면서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데요...
    윤희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 다 이해해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아파요..
    저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라 그 심정이 너무 절절하게 공감되면서도.. 그래도 윤희님 떠나시는 건 보고 싶지 않아요..
    너무 슬퍼요... 이게 도대체 뭐라고... 이렇게 상처 입고.. 상처 입히고...
    마음이 아파요.. 윤희님.. 떠나지 마세요..
    상처입었던 마음 치유되시기를... 그리고 행복하시기를..
  • Jin McCluskey 12-02-27 22:25
    어느샌가 잘잘못의 편으로 나뉘어 날 바짝 선 댓글들 읽으며 참으로 절망스러웠습니다.
    이성적인 판단의 잣대보다는 그것을 아우를 수 있는 혜안과 이해를 기대한 것이 저의 잘못인지도 모릅니다.

    윤희님이 올리신 속풀이 방 글 읽고 너무나 고마워  윤희님이 다시  이방에 글 올리셨을 때 동무해드린다고 첫 댓글 단 이입니다.

    고심 끝에 올리신 제안이 그 이후로 벌어진 많은 변수로  윤희님의 노력만큼 빛을 낼 수 없었지만,  저는 진심으로 님의 선의가 고마웠습니다.

    저또한 지난 며칠 미즈빌에 벌려놓은 말빚 지워가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 마음으로 들어왔던 님의 댓글과 여러 현명한 분들의 댓글 읽으며 저도 그동안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댓글의 인연이었는데도 이리 많이 아쉬운데...
    반짝이는 님의 성정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학업 잘 마무리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행복합시다.
  • Jiseon Kim 12-02-27 22:35
    윤희님 가시면 안되죠.
    언제부터 미즈빌이 이렇게  니편 내편 나뉘어서 싸우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계기로 미즈빌 운영에 대한 토론의 계기도 되었잖아요. 제 생각은 처음과 지금까지 한가지에요. 지금 여기서는 모두 피해자이구요. 또한 모두가 가해자에요. 저도 반성중이구요.
    저도 위키피디아에 물론 찬성하지 않아 댓글을 달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만, 그런것때문에 윤희님이 떠나신다는건 말이 되지 않아요. 차마 애니님 글에 댓글을 달지도 못했습니다만, 이렇게 상처를 받고 하나하나 떠나기보다는 모두를 감싸고 다시 행복한 마을이 되는것이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의 마음일것입니다.
    떠나시기보다는 며칠 미즈빌을 멀리하시고 조금 오프라인의 삶의 즐거움도 느끼시다 재충전 하시고 다시 들어오세요. 지금은 상처받은 우리를 서로 다독이고 격려할때인거 같아요.
  • 허연옥 12-02-27 22:55
    저보다 넓은 마음 가지신 분인데 가신다니 일면식도 없는 분인데 참 슬프네요.
    온라인에서의 miscommunication은 어쩌면 필수불가결인지도 몰라요.
    너무 상심마시고 그 마음 거두시길.
    윤희님 너무 아까워요.
    ----
    에공 다시는 점잖은 소리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윤희님 가신다니까 안 달 수가 없었어요.
    원래 까불인데 요즘 여기서 랍비같은 소리만 하며 이중인격자로 살다가
    유머감각 다 잃어버렸어요. 그만하세요 ㅠㅠ.
  • June Lee 12-02-27 23:17
    윤희님, 스스로 떠나시려는 건가요?
    미즈피디아 제안 하셨다는 이유로 미즈빌을 떠나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반대했던 아이디어였지만, 님이 나쁜 뜻으로 한 거 아닌 건 느껴지거든요.
    첫번째라고 올라온 글에 대해서 님이 대신 책임질 필요는 없어요.
    너무 힘이 드시면 잠시 인터넷 끊었다가 다음 주 즈음에 다시 돌아오세요.
    서른이면 너무 좋은 나이네요.. ^^*
    지금 힘들어도 나중에 좋은 추억이었다 할 날이 올거예요.. 전 님보다 훨 나이도 많지만
    여전히 공부하는 늦깍이 아줌이거든요.. 우리 힘내자구요.
    공부 열심히 하시고.. 잠깐만 쉬었다가 다시 오세요.
  • marian Lee 12-02-27 23:23
    저도 같은 고민으로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애니님, 단비님, 제니님 세분 모두를 위해 댓글쓰고 글 썼던 모든 시간이 너무 허탈하고 절망스럽습니다.
    저같은 눈팅족에게 미즈빌이 왜이리 아쉬움으로,,,,, 아직도 남아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생각 정리되는대로 그저 조용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 전수경 12-02-27 23:33
    " 그사람의 아픔에 저도 아픕니다"
    "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다른이에게 돌팔매 질하고  비웃으면 안됩니다"
    " 자기가 경험해보기 전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가 이렇게 힘든 것임을..."     
     
     ---- 마음 속으로 울고 계신  윤희님이 보여요, 어쩌면 제 환상속의 미즈빌리언의 모습이
        윤희님 같은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꼭 안아드립니다.------- 
    .
  • 유숙희 12-02-28 00:04
    한마디만 할께요.
    가시지마세요!
  • 이상미 12-02-28 01:14
    윤희님이 왜 떠나신다고 하는지 이해도 안되는 일인입니다.
    내려가서 글들 다시 읽고 와야겠네요.
    어떤 이유에서건 윤희님 떠나시면 안되요.
    위키디피아 아이디어 외에 다른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내려가서 공부를 하고 와야겠지만
    미즈빌을 사랑하시는 분들 이렇게 떠나시면 안됩니다.
    지금 미즈빌이 좋은 쪽으로 변하느라 여러가지 진통을 겪고 있지만
    잠시만 멀리하고 계시다 다시 돌아오세요.
  • 장세은 12-02-28 01:14
    윤희님, 윤희님이 죄송하다고 하시고 떠나신다는 말씀이 전혀 납득이 되질 않네요.
    한창 니편 내편 나뉘어 엉망일때 조윤희님과 오정하님 글 보고 얼마나 감사했는데요.
    떠나신다는 말씀 하지 말아 주세요.
  • Julie Kyu-Bo Huh 12-02-28 02:34
    윤희님 저도 윤희님 글에 찬성 댓글 달았던 사람이구요.
    지금 윤희님이 쓰신 글에 100프로 공감 하는 사람이에요.
    모든 사람이 피해자요 가해자인 이 사건을 현명하게 풀어 나가고자 노력하신 윤희님의 모습 참 좋아 보였습니다.
    윤희님이 저보다 나이는 어리시지만 지혜로우신 분인거 같아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했었네요.
    가지 마세요.
    완벽한 곳은 아니지만 이렇게 다들 떠나 버리시면 미즈빌은 어떻하나요...?
  • Eun Jeong Lee 12-02-28 04:38
    이런 된장. 왜 떠나세요. 이제 대충 급한일 끝내구 님 미즈피디아 만드는거 발벗구 도와드릴려했구만.

    드라이한 스테잇먼트 만드는거 완전 제 전문인디.
  • 이성혜 12-02-28 07:07
    맹목적인 편가르기에 혼자서만 상처받고 미즈빌 발길을 끊어야하나 고민중이었어요.
    저는 조윤희님이 올리신 글에 객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문/제/해/결을 하시려는 고민과 실천이 있었기에 전폭적으로 지지했습니다.
    익명 게시판에 올라오는 여론이 너무 한분 죽이기로 편향이 되어 있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대한 제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친절하신 몇몇 미즈님들에 의해 애니님 편으로 분류되었더군요.
    이름을 지목하며 공격을 당해보면서 저도 처음으로 애니님을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경지에 도달 한 적도 있습니다.

    윤희님, 저는 윤희님을 붙잡지는 못합니다. 제 마음도 갈피를 못 잡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윤희님 같은 분이  떠나시는 미즈빌에는 제 마음을 둘 곳이 없을거라는건 알아요.
    미즈빌이란 커뮤니티에서 조윤희님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꼭 알아주세요.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저는 조윤희님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합니다.
    행복하세요!!!
  • 오은하 12-02-28 08:14
    조윤희님, 길게 쪽지 썼는데 이미 탈퇴하셨네요..
    이 방은 로그인 없이도 보이니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윤희님.. 그 어떤 분이 나가셨을 때 못지않게 마음이 참 안좋습니다..

    이번에 올리신 제안 글.. 그때 답글에도 썼지만 윤희님의 따뜻한 진심과 배려가 느껴져 뭉클했구요..
    비록 조심스런 반대의 의견을 내긴 했습니다만 윤희님의 진의는 그 자체로 사람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런데 더구나 김규항씨 논쟁때 그분이시라니.. 전 눈팅만 하고있었고 김규항씨에 대해 mixed feeling을 가지고 있지만 윤희님의 항변이 너무 아름답고 절절하여 여러번 읽었었습니다..

    미즈빌이 보석을 하나 잃게되어.. 너무나 아쉽고.. 마음이 안좋습니다..
    하지만 더욱 마음 아픈 것은 윤희님이 큰 상처를 입으셨나보다 하는 짐작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무수한 돌을 맞으면서도 김규항씨를 변론하고, 많은 이들의 상처를 함께 치유해보고자
    미즈피디어를 제안하셨던 그분이라면
    사람들의 이런저런 일부 반응 때문에 이렇게 접으시는게 아니라
    뭔가 다른 더 깊은 뜻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윤희님.
    보석같은 분 잃어 마음아프지만
    또 어딘가에서 보석의 소임을 다하시리라 믿으며..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윤희님, 몸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에 축복 가득하시기 기원합니다
  • 이현숙 12-02-28 17:37
    처음 이글 올라오자 마자 읽고 이 댓글란을 빈채로 한참을 붙들고 있었더랬어요.
    뭔가, 무어라고 하고싶은데 무슨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근데 그예 나가셨나봐요.
    이글 보실지 안보실지 모르지만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 송은주 12-02-28 18:06
    윤희님의 의견과 생각에 여전히 동의하는 사람으로서 나가긴 왜 나가시나요.
    조금만 바람 쐬시고 다시 돌아와주세요.
  • 이수진 12-02-29 18:17
    조윤희님 제안에 찬성표던졌던 사람입니다.
    누군가 앞장서 총대매주지않나 기다리면서도, 잘 따라가지조차 못한 제 자신이 참 부끄럽습니다.

    잠시 쉬시고 또 돌아오시길 바래요.
  • Benedicta Jeung 12-03-02 11:40
    죄송하다고 하시니 그걸로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머물고 계시기 부탁드려요.
    가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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