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고 오랜 잠을 잤지만 저는 여전히 많은 것들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고 화가 납니다.
저는 애니님이 다른 사람과 어떠한 얘기들을 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제 얘기만 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래 글들에서 애니님을 비난하거나 심지어 비아냥거리는 글들은 두가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아이디 도용 문제입니다.
애니님과 제가 강등당한 순간은 한참 글들이 올라가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던 순간이었습니다. 마구 말을 하고 있는데 누가 갑자기 입을 막아버린, 뭔가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누가 갑자기 불을 꺼버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친구가 단비님이 애니님 관련해서 글을 올렸는데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애니님께 전해줍니다. '뭔데? 뭔데??'를 연발하다가 카카오톡으로 한글자씩 타이핑하던 친구는 너무 답답해서 '내걸로 들어가서 일단 읽어봐'라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이 상황에서 미즈님들은 '그건 미즈빌 규칙에서 어긋나니까 안돼. 난 기다렸다가 강등이 해지되거나 친절한 미즈님이 이 방에 퍼날라 주실지도 모르니 기다릴거야.'라고 하실 수 있습니까??
내 문제로 난리가 났다는데???
저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비상사태라고 하면 비상사태일수도 있는 미즈빌 최대의 위기라는 그때의 상황에서 이 부분에 대해 원칙론적인 비난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아이디로 뭔가를 적극적으로 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과 관련해서 난리가 났다는 글을 읽기 위함이었을 뿐입니다. 애니님이 좀더 주도면밀했다면 그에 관해 덧글을 달기 전에 친구 아이디를 로그아웃, 다시 자신의 아이디로 로그인했겠지요..
다행히 저는 친구 아이디로 로그인하기 전에 친절하고 무책임한 단비님이 제가 유일하게 열람이 가능했던 에러/신고방으로 글을 올려주셔서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었으니 애니님보다 운이 좋았네요.
둘째로 애니님이 새로운 자신만의 싸이트를 열기 위해서 계획적으로 몇달간 미즈빌을 흔들었느냐..? 단언코 아닙니다. 새 사이트 얘기는 제니님 사건 즈음해서 나온 얘기입니다. 애니님은 본인 문제로 몇달을 끌어오면서 많은 상처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제니님 상황까지 터지자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습니다. 제니님이 떠나신다니까 이참에 나도 같이 묻어서 떠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지 결코 제니님이 떠날 때 나도 떠나서 미즈빌을 뒤집어 놓자는 생각이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칼럼을 접고 떠난다는 뜻을 밝힌 시기를 두고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제니님은 다시 복귀를 선언하면서 화살은 다시 애니님을 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즈님들..저는 애니님이 카톡이나 전화로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가끔 전해듣기도 하지만 제 자신이 남의 얘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터라 흘려듣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말씀드릴수 있는 부분은 애니님과 제니님 사이에 새 싸이트 개설에 대해 농담이 오갔든, 진담을 했든 그 내용은 애니님이 미즈빌에서 칼럼을 폐쇄하기까지의 원인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칼럼을 접으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이해합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미즈님들께 질문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애니님이 새 싸이트를 개설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비난받을 일인가하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7년을 무거운 카메라 들고 식구들 먹기 전에 찍어가면서 지켜온 칼럼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람들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냉대, 조롱, 혹은 멸시까지 받으면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면서 느꼈을 허탈감에 대해서 생각해보셨는지요?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제 무엇을 하고 살아야할까라는 자연스러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으실지요? 많은 상처를 안고 칼럼을 쉬고 있는 와중에 제니님 사태를 보고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굳히면서 제니님과 통화를 하셨으니 두분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으신지요?
비록 미즈빌에서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인사를 받으면서 물러난건 아니지만 적어도 실의에 빠지거나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저는 애니님의 인생을 위해서 다행스럽게 느껴집니다.
새 싸이트 개설을 위해 제니님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했다거나 계획적으로 미즈빌 붕괴를 노리고 몇달간 분란(?)을 일으켰다는 단비님의 결론은 저로서는 조금도 동의하기 힘듭니다. 애니님 하나로 미즈빌이 붕괴가 가능하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하기 힘듭니다. 음해성 폭로 이후 모두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인은 자러간다는 덧글, 단비님은 당분간 미즈빌에 안오시겠다네요라는 덧글을 보고 단비님에 대한 리스펙트는 거두었습니다. 애니님과 앞에서는 친하게 지내고 좋아한다고 하시면서 뒤로는 이런 일들을 꾸미시는 것이 놀랍습니다. 진정 애니님을 아끼고 미즈빌을 아끼는 마음에서라면 카카오톡으로 연결들이 되어 있으시다니 충분히 미리 확인이 가능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무차별 강등 이후에 애니니의 눈과 입을 막은 상태에서 음해성 폭로를 하고 이후 무책임하게 잠적해버리시는 행동은 백번 양보해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여러분, 문제는 애니님의 새 싸이트 개설이 아닙니다. 그건 그분의 미래입니다. 아이디 도용도 그 상황의 특수성(지속적인 도용이 아닌 급박한 상황의 일회성 도용)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제 무엇때문에 분노했습니까?
저는 애니님이 미즈빌 칼럼을 접고 나가시면서 여러가지 문제를 미즈빌에 던져준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습니다.
저는 애니님 일로 인해서 미즈빌의 실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에 관련되면서 그릇방이나 요리방 등 주로 리빙방만 이용하면서 필요한 열매만 쏙쏙 챙겨먹던 제가 미즈빌이란 몸뚱아리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애니님 개인에 대한 일부 운영진의 개인적 친분관계에 얽힌 불공평한 처사나 요며칠 제게 일어난 납득할 수 없는 행정처리들을 경험하면서 나는 이제 미즈빌에서 어떤 회원으로 남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제 밤 옷도 못갈아입고 제 뒤에서 잠든 아이들을 보면서 다시는 로그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강등따위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어졌고 무능한 운영진에 대한 분노로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그러나 오늘 다시 미즈빌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비난의 중심이 되었던 운영진에 의한 무차별 강등, 바로 뒤 단비님 음해성 폭로, 이어지는 돌아선 여론의 애니님에 대한 비난글들. 이런 시나리오는 누가 쓰는 것인지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저는 제게 일어난 모든 불공정한 일들에 대해서 끝까지 밝힐 것이고 앞으로도 운영진의 시대를 거스르는 듯한 독단적인 의사결정과 불공정한 행정처리 등에 대한 처분을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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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고 보니 너무 격앙된 어조가 쑥스럽긴 하지만 수정할 기운이 남아있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