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애나리님, 권수진님, 애니님에 대한 강등이 적절했다고 믿습니다. 적절함의 타당성은 회칙에 대한 해석이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오로지 개인적인 의견임을 말씀드립니다.
첫째 애나리님, 제가 염려했던 부분을 지적하게 되어 유감이지만 상처받지 마시고 귀기울여 들어주시기 바래요.
애나리님은 악플가해자분들이 징계를 받고 나서 두 가지 실수를 저지르신 듯합니다. 하나는 문제해결에 있어 회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 '단죄'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애나리님께서 의문을 가지고, 타인에게서 받은 쪽지를 해석하려고 애쓰고 당사자인 애니님께 물어본 과정은 미즈빌에 공개되어선 안됐습니다. 그 과정은 미즈빌과 운영진이 해결해야 할 일을 보조해준 것이 아니라 회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단죄하려는 역할만 했습니다. 운영진은 단 한 번도 '이왕 이렇게 된 것 다 털어보자'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모두 회원들이 나섰던 일입니다. (운영진의 침묵이 이렇게 해석되기도 하는군요.)
두번째로는 쪽지공개입니다. 누가 얼마나 착하고 나쁘고를 떠나서 사적인 쪽지내용을 작성자 허락없이 공개적으로 대량방출하신 것은 애니님사태 최고의 문제점으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즈빌과 회원들이 우리나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지켰어야할 최후의 보루를 단박에 허물어뜨린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부희님께서 어떤 저의에서 그랬건, 본인도 주워들은 카더라를 애나리님께 비밀스럽게 공개했건 그건 사적인 대화에서 끝났어야 합니다. 애나리님은 그 쪽지를 공개함으로서 이부희님께 커다란 상처를 주셨습니다. 저는 그 분이 너무 안됐습니다..
그러한 까뒤집음이 사태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한 건 맞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방법론을 택해선 안될 일입니다.
두번째는 권수진님에 대한 의견입니다. 마찬가지로 쪽지공개건이 컸습니다. 내용이 지탄받아 마땅했건 아니건 쪽지공개는 단비님의 명예를 훼손합니다. 실명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진님께서는 단비님도 운영진상에 있다 잘못 아셨으니 매우 이해가 갑니다. 수진님 문제에서는 오히려 운영진이 실수를 하셨습니다. 네 분의 운영진에서 쪽지하지 않은 것이 명명백백한데 수진님께서 운영진이 쪽지했다고 주장하시니 당연히 근거가 없을 것이라 믿고 공개를 하라 말씀하셨지만 운영진에게만 근거를 제공하라 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쪽지에는 실명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진님의 '운영진'에 대한 잘못된 해석, 그리고 증거가 되는 쪽지를 운영진에게만 보내라는 요구가 빠졌던 사실로 인해 수진님은 명예훼손으로 강등당하셨지만 강등철회의 사유도 충분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작은 사건에서 운영진 세 분은 쪽지를 돌린 적이 절대 없겠구나 하고 혼자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애니님.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신데 제가 감히 지적질을 하는 것 같아 정말 죄송합니다. 애니님께서는 상대편의 그 어느 누구도 실명으로 나서서 해명하지 않는 가운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셨는데 카더라도 많고 오해하신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 많은 설명을 하시는 중에 실명과 특정 아이디를 언급하심으로써 명예훼손을 하시게 됐습니다. 실명만 언급하지 않으셨어도 강등은 면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만 운영진의 해석은 또 달랐을 수도 있겠습니다.
운영진의 강등과정을 논해 봅시다. 누가 강등당했다는 사실은 confidential한 문제입니다. 실명을 노출시키며 누구누구가 강등당했다고 공지할 수 없습니다. 그 당사자만 노티스를 받습니다. 그리고 운영진이 순전히 운영진의 입장에서 강등사유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회칙이고 그 회칙위반내용이 저는 이해가 간다는 것이 결론이겠습니다. 노티스내용이 참 건조하기 짝이 없고 그래서 화도 나겠지만 생각해보면 운영진은 한결같이 운영진만의 태도를 유지해 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운영진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운영진이 가해자처벌을 했을 때 저는 많이 놀랐답니다. 와..강등.. 그 사람 진짜 창피하겠다.. 그리고 해옥님께서 전무후무한 조치를 취했다고 하셨을 때 동감했습니다. 애니님은 해옥님이 운영진에 끼어있어서 계속 편파적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조치가 상당히 강도높아 보였던 저 같은 사람은 가해자의 지인인데도 처리는 화끈하게 했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답니다. 실제로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그릇방에서의 일은 전혀 모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건너뛰겠습니다. 애니님께서 칼럼폐쇄과정의 부당함을 말씀하셨을 때 칼럼방장이 한 사무적인 과정을 가지고 운영진이 편파적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김정연님께서도 지적하셨는데 칼럼방장은 본인이 가진 폐쇄자율권을 가지고 처리한 것 같은데 운영진이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제가 자봉일 전반과정을 모르니 잘 모르겠습니다...
미즈빌에서 칼럼까지 하신 분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떠나는 마당에 그 쪽지 내용이 억장이 무너질 수 있겠지만 미즈빌이 이렇게까지 뒤집어지고 나서 냉정하게 돌아보면 운영진에서 절차상 저지른 잘못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애니님께서 마지막에는 가해자의 실명을 공지할 것을 요구하셨는데 이것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지켜야할 제반사항이 많은 미즈빌을 운영하는 운영진이 최고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confidentiality라면 애니님의 요구에 대해서 한결같이 no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집중력을 잃고 있는데 제 의견을 읽고 반박할 내용이 보이는 즉시 여러 의견들을 피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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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단비님도 강등당하셨네요.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